코칭과 정신 건강 가이드
코칭에서 심리적 과제 다루기
앤드류 버클리, 캐롤 버클리 저자(글) · 김상복 번역
코칭을 난관에 빠뜨리는 정신 건강 이슈는 무엇인가?
사람들이 겪는 심리적 문제는 매우 광범위하고 엄청나다. 그 정도가 심하면 정신 장애로 진단할 수 있을 정도로 경미한 수준에서 자살 등 죽음에 이르기까지 심각할 수준에 이르기도 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 정신 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성인 4명 가운데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 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19 재난을 겪으면서 우울이 증가하는 등, 사회적으로 정신 건강을 위협하는 일들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이와 같은 현상은 코치들이 코칭 현장에서 알게 모르게 정신 건강 이슈를 가진 고객을 만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 고객은 자신의 이슈를 알고 있어서 솔직하게 말할 수도 있고, 감출 수도 있다. 또 고객은 자신의 이슈를 인지하지 못하고 코칭에 참여할 수도 있다. 코치 역시 고객에게서 어떤 징후를 발견할 수도 있고, 아니면 무감각하게 지나칠 수도 있다.이러한 상황은 고객이 특정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장벽/덫/난기류/지뢰밭’으로 작용하고, 코칭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코치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코칭을 비효율적으로 만들고 고객에게 잠재적으로 해를 입힐 수 있다. 고객 자신의 삶과 직업 생활은 물론, 나아가 고객이 속한 조직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코칭과 다른 대인 조력 분야, 즉 심리상담이나 치료 등과 구별되는 경계가 모호하고 불확실한 지점이 바로 이러한 정신 건강 관련 이슈이다. 코치는 고객에게서 정신 건강 이슈를 발견하고 구별해서 코칭이 적절한지 판단해야 한다. 이는 코칭의 윤리적, 실천적 규범과 결부되어 있다. 코치가 억지로 코칭 관계를 유지하려 하거나 코칭의 영역을 벗어난 부분까지 다루려고 해서는 안 된다. 코치의 전문적인 수용력capacity이 필요한 이유이다.코치는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갈 것인가?
코칭에서 여러 심리 분야의 임상 결과를 응용하면서 코칭 영역의 폭과 깊이를 확장하고 있지만, 코칭만의 다름을 경계 짓는 독특한 차원을 넘어서는 것은 위험하다. 경계를 확장하되 경계를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코칭 윤리 차원이나 코칭 전문성 차원에서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코칭 윤리에서는 코칭에서 제공하는 것과 제공하지 않는 것을 명확하게 선을 그어 고객에게 설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코칭은 심리적 이슈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제공하지 않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코치가 먼저 경계가 어디인지 알아야 한다. 고객은 현재 어느 위치에 있는지, 코치는 현재 어느 지점에서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고객이 어느 영역(경계)에 머물러야 유익한지 결정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고객에게 주의를 집중하고 경청하고 고객을 관찰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코치에게 정신 건강 분야에 관한 ‘앎’이 필요하다. 정신 건강 영역에서 다루는 이슈, 다시 말하면 정신 질환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境界), 어떤 징후와 증상을 보이는지 알아차리고, 고객과의 코칭 관계에서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警戒) 역량이다. 어디까지 정상이고 어디부터 비정상인가. 그러나 때로는 경계가 뚜렷하지 않을 때가 있다. 이른바 ‘회색 지대’라고 하는 모호한 영역에서 코치를 헤매게 하기도 한다. 경계를 구별하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기에 좀 더 전문적인 앎의 영역으로 들어가야 한다. 또 그 앎을 통해서 고객을 새로운 공간, 확장된 공간으로 갈 수 있게 도와야 한다.호모코치쿠스 서른일곱 번째 책, 『코칭과 정신건강 가이드』가 이를 위한 코치들의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앤드류와 캐롤 버클리는 잠재적으로 취약한 고객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코칭 방법을 안내하기 위해 코치, 상담사, 일반 의사로서 종합한 경험을 활용한다. 정신 질환의 분류, 정의, 전염병학/역학 및 관리, 실천적 예시에 기반을 둔 정신 질환의 징후를 인식하는 기술, 가장 중요한 윤리, 문제 및 함정, 주의 경고, 적절한 전문적 경계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의심이 드는 무언가가 보이면 이 책의 신중한 질문으로 탐색하여 적절한 결과로 이어지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境界를 警戒하며, 境界를 확대한다.
이 가이드북은 코칭 맥락 속에서 심리적 이슈를 사정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입문서이다. 이 책은 합법적, 윤리적, 실천적 고려 사항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경계에서 작업하기’에서는 정상 행동과 비정상 행동을 구별하는 법을 탐구한다. 2부 ‘무슨 말을 하고 있는가?’에서는 가벼운 우울과 불안에서 정신병과 잠재적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정신 건강 이슈를 다루는 8명의 가상 사례연구를 소개한다. 3부는 정신 질환 범주에 속하는 일반적인 정신 건강 문제의 정의와 관리에 관해 안내한다. 이 안내서의 목표는 코치는 물론 기타 관련 전문가들이 경험 수준에 관련 없이 전문 용어에서 자유롭게 정신 질환을 구별해내기 위한 것이다. 또한 역자가 부록으로 포함한 ICF의 「정신 건강 전문가에게 고객을 안내하는 10가지 지표」와 「고객을 심리치료 전문가에게 의뢰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은 이 책 본문과 함께 읽으면 한결 이해하기 쉽고 코칭 상황에서 훌륭한 참고 자료로 삼을 수 있다. 독자를 위한 역자의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 책은 “Essential Coaching Skills and Knowledge” 시리즈의 하나로, 인간의 성장과 발전, 개발을 위한 코칭 핵심 분야에 생생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각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하고 실천적으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코치들에 의해 쓰였다. 실례에 근거를 둔 이야기, 핵심 요약, 훈련과 실천 등을 포괄해 집필했다. 이 책은 비즈니스, 경영, 인적 자원, 심리학, 상담 및 심리치료 전문가뿐만 아니라 사전 지식이 없는 학생과 코칭 및 코칭심리학 지도 교사에게도 유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