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마지막 여정을 돕는 웰다잉 코칭
돈 아이젠하워 , J. 발 헤이스팅스 저자(글) · 정익구 번역
그러다가 “당신은 죽어가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 땅에서 내 인생의 마지막 장을 시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뭘 하겠어요? 내가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요? 어떻게 준비하면 되죠? 내 인생의 마지막 장은 어떨까요?······나는 내 인생의 마지막 장이 고통과 후회와 외로움으로 가득 차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내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게 그것이 슬그머니 사라지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내 몸이 쇠퇴하는 동안에도 인생의 마지막 장이 풍요롭고 성취감과 보람이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죽는 순간까지 충실하게 살고 싶어요. 나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것이 될는지 희망적입니다.내가 그렇게 하도록 도와주실래요? 나 스스로는 돌볼 수 없는 방법으로 나를 돌봐주실래요? 내가 죽을 때까지 온전히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붙잡을 수 있게 도와주실래요? 좋은 날들과 힘든 날들, 내가 기분이 좋을 때와 정말 우울할 때 나를 지원해주실래요?······나는 잘 죽고 싶습니다. 나는 잘 진행되는 죽음을 원하지만, 내가 죽을 때 정서적으로, 관계적으로, 영적으로, 그리고 육체적으로, 고통이 거의 없이 잘 마무리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그렇지만 나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걸 알아요. 나 좀 도와줄래요? 내 인생의 마지막 장을 최선을 다하도록 도와줄래요? 당신이 필요해요.한 개인이 생의 마지막 이슈에 직면했을 때, 즉 그들 자신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죽음을 앞두고 있거나 누군가가 죽었을 때, 그리고 상실로 슬퍼하고 있을 때, 그들은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할까?우리는 대부분 죽음이 선택사항인 것인 양 살거나 죽음에 관해서는 아예 관심 두기를 꺼리는 문화 속에 살고 있다. 그저 ‘건강하게’ 사는 것이 삶의 첫 번째 행복이 되고 있다. 죽음과 관련된 이슈는 막상 닥치고 나서야 앞이 캄캄해지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둥대기 시작한다.우리가 얼이 빠져가는 듯 느낄 때, 그것이 정상이라고 우리를 깨닫게 해줄 필요가 있다. 우리가 몹시 외롭다고 느낄 때, 우리는 지원받을 필요가 있다. 계속하기가 너무 어려워 보일 때, 우리는 격려받을 필요가 있다. 우리의 간절한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절망감을 느끼고 포기하고 싶을 때, 미래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만들도록 도와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이것이 웰다잉 코치의 역할이다.
웰다잉 코치는 죽음을 앞둔 사람을 이렇듯 ‘좋은 죽음’으로 이끈다. 저자는 죽음을 ‘좋은’ 것으로 만드는 두 가지 요소를 제시한다. 첫 번째는 죽음이 잘 진행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죽을 때 임종자가 평화롭다well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좋은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게 가장 잘 도울 방법으로 코칭 접근법을 제안한다. 저자들은 15년 이상 교회에서 코칭 접근법을 활용하여 죽음을 앞둔 사람과 슬픔을 겪는 사람들을 코칭한 경험을 바탕으로 웰다잉 코칭 프레임워크를 제시한다.
웰다잉 코치는 사람들의 ‘좋은 죽음’과 ‘건강한 회복’을 돕는 전문가이다.웰다잉 코칭 프레임워크에는 여덟 가지 구성 요소eight building blocks 와 여덟 가지 지원 구성 요소eight supporting building blocks 가 있다.여덟 가지 구성 요소는 깊은 경청, 강력한 질문, 섬세한 언어, 행동과 책임, 코칭 관계, 코칭 계약, 새로운 알아차림 만들기, 직접적 의사소통 등이 그것이다. 이 내용에 관해서는 부록에서 자세하게 설명한다. 이 자체로 하나의 훌륭한 코칭 교과서가 될 수 있다.여덟 가지 지원 구성 요소는 죽음을 앞둔 사람을 코칭할 때와 슬픔을 겪는 사람을 코칭할 때가 거의 같지만 몇 가지는 해당 코칭 대상에게 맞춰 특화된 형태로 제시된다.
죽음을 앞둔 사람을 코칭할 때:
1. 안전한 공간 제공2. 그들과 함께 있어라.3. 그들의 이야기를 말하도록 초대하라.4. 그들의 가장 소중한 소유물을 확인하라.5. 그들이 “다섯 가지”를 공유하도록 도와라.6. 그들에게 무엇이 정상인지 확신시켜라.7. 전문가가 아닌 학생이 되어라.8. 그들이 희망을 붙잡도록 격려하라.슬픔을 겪는 사람을 코칭할 때:1. 안전한 공간 제공2. 그들과 함께 롤러코스터를 타라.3. 그들의 이야기를 말하도록 초대하라.4. 그들에게 무엇이 정상인지 확신시켜라.5. 그들에게 필요한 시간을 주라.6. 전문가가 아닌 학생이 되어라.7. 그들이 새로운 일상을 발견하도록 도와라.8. 그들의 성장을 축하하라.이 구성 요소들은 저자의 경험과 사례로 설명되고 있어서 독자들은 쉽게 개념을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으며, 실제 코칭 과정에서 적용할 수 있게 돕는다. 이러한 특징은 이 책이 코치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그 효용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책은 또한 두 가지 중요한 요소를 지나치지 않고 강조한다.
하나는 어린아이들을 죽음 과정에 어떻게 참여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제안한다. 어린아이는 대부분 가족의 죽음 및 상실과 관련하여 정확한 사실이나 과정이 은폐되거나 소외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아이들도 죽음과 애도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시켜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다른 하나는 죽음과 관련한 코치의 자기 인식과 자기 관리에 관한 사항이다. 저자는 자신의 죽음 관련 이슈를 해결하기 전에는 절대로 누군가의 죽음과 슬픔에 대해 코칭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웰다잉 코치의 일은 육체적, 정서적, 영적으로 지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코치가 셀프 코칭을 할 수 있는 연습 문제를 제시하고 이 질문에 성실히 답해보라고 권한다. 어떻게 죽고 싶은가? 과거 상실 경험을 돌아보면서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은 무엇인가? 저자는 웰다잉 코치의 자기 돌봄을 위한 자료로, 알렌 D. 울펠트Alan D. Wolfelt 박사의 책, 『동행: 죽음을 앞둔 사람과 유족을 돌보는 동안 자신을 돌보기 위한 영적 안내서』를 추천한다. 여기에는 웰다잉 코치를 위한 12가지 자기 돌봄 선언이 제시되어 있다.이 책의 두 저자는 모두 목사이면서 최고의 코치 자격(MCC)을 가진 분들이다. 돈 아이젠하워 박사는 미국에서 오랫동안 임종 관리 분야의 정상급 전문가로 활동했다. 때로는 호스피스 목회자로서 또는 슬픔 상담가로서 그는, 광범위한 경험을 바탕으로 삶의 가장 어려운 전환점에 직면한 사람들을 지도하고 도움을 제공해왔다. 이 책은 독자들이 삶의 마지막 단계를 탐색하면서 명료함과 평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그리고 독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식으로 지혜와 통찰력을 공유한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은 미국에서 ‘삶의 마지막 순간을 위한 코칭’ 교과서로 활용되고 있다삶의 마지막 순간을 앞두고 있거나 누군가를 돌보고 있는 한국의 모든 사람이 이 책을 읽고 차분하고 현명하게 마지막 순간을 준비해 나갈 수 있는 지침서로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 이 책은 삶의 가장 어려운 전환기를 헤쳐 나가는 사람들과 마음을 다해 나눌 수 있는 선물이다.